한국프롭테크포럼 회원사가 유치한 투자액이 ▲2021년 2조6943억원 ▲2022년 1조2040억원 ▲2023년 2912억원 등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한 2021년 하반기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프롭테크포럼 회원사가 유치한 투자액이 ▲2021년 2조6943억원 ▲2022년 1조2040억원 ▲2023년 2912억원 등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한 2021년 하반기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S리포트] 프롭테크, 새 먹거리 못찾으면 사라질 위기

# 2015년 서비스를 출시해 올해 10년차를 맞는 부동산 프롭테크(부동산 정보기술) 업체 A사는 올 초 비개발자 직원 10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전체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A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한국프롭테크포럼 회원사가 유치한 투자액이 ▲2021년 2조6943억원 ▲2022년 1조2040억원 ▲2023년 2912억원 등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한 2021년 하반기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투자 의존도가 높은 프롭테크 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 같은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프롭테크 기업들은 사업 다각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익 다변화로 경영 환경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고금리 여파로 투자 환경이 나쁜 상황에서 무리하게 개발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프롭테크 1세대 '직방'은 지난해 하반기 다가구·연립주택(빌라) 매물 중개사업에서 전세사기 피해 방지와 세입자 보호를 강화한 '지킴 중개' 서비스를 제공했다. 2021년 자체 개발한 가상오피스 '소마'(SOMA)를 올해부터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기도 했다. 현재는 푸드기업 아워홈을 비롯해 우미글로벌, 동아쏘시오홀딩스, GS건설, SPC그룹 섹타나인 등이 입주했다.

직방은 공동주택(아파트) 홈사물인터넷(IoT) 사업의 신제품도 잇따라 준비해 지난달 'NEW 도어록 SHP-P52'를 출시했다. 직방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 불황과 기업의 투자 감소로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면서 "올해는 지킴 중개 고도화와 스마트홈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성장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업·업무용부동산 리서치기업 '알스퀘어'는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화에 주목했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인건비 상승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신시장이 부상하자 해외법인 이전을 위한 부동산 컨설팅 서비스를 키워가고 있다. 이를 위해 알스퀘어는 최근 중국의 법무·회계법인 항신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알스퀘어는 베트남 등에서 부동산 임대차 중개와 데이터 솔루션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건설업과 같은 직접 시공과 투자자문사업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초기 직방과 유사한 수익 구조를 가졌던 '다방'은 그동안 20·30세대를 겨냥한 원룸·투룸 임대차 중개를 특화시켰지만 최근에는 다시 40·50세대로 고객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아파트 매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토지거래 플랫폼 '밸류맵'은 인테리어 사업와 모듈러 건축 서비스를 론칭하고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밸류맵의 오픈스페이스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모듈러 프로덕트와 토지위탁운영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지 소유주가 유휴 토지를 플랫폼에 등록해 개인이나 기업에 일정 기간 동안 빌려주고 운영 수익을 지급받을 수 있다.

모듈러 프로덕트는 낮은 가격으로 이동식주택을 건설하고 단순한 공간 제공이 아닌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추구한다. 건축가가 공간 디자인뿐 아니라 가전·가구·소품을 연출해 풀퍼니시드 홈스타일링을 제공한다. 제품만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이다.

하우스뿐 아니라 푸드 스토리지, 스마트 차고 등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밸류맵에 따르면 모듈러 건축시장은 2013년 기준 8055억원 규모로 2022년(1542억원) 대비 5배 성장했다. 모듈러가 전체 건축시장의 0.5~2.0%를 차지한다고 가정시 2030년 관련 시장은 1조1000억~4조4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밸류맵 관계자는 "현대인의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증가한 이유는 삶의 본질에 대한 추구와 안전한 휴식공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맞물린 결과"라며 "모듈러 하우스는 건설 방식의 혁신으로 향후 건축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롭테크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사업 확장은 리스크 관리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겠지만 경기 회복에 대비해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