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현대차그룹이 국내외에서 자율주행 사업 투자를 확대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잰걸음을 본격화한다. 그동안 큰 틀에서의 방향성을 유지하며 투자를 이어왔지만 앞으로는 보다 섬세한 전략을 펼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사업을 늘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셔널'에 추가 투자를 결정했으며 중국에서는 바이두와 함께 자율주행 협력을 강화한다. 한국에서는 포티투닷을 통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이 앱티브와 각각 20억달러씩 투자, 합작해 세운 자율주행 기업이다. 앱티브는 모셔널의 적자가 계속되자 자금 지원 중단을 밝혔는데 현대차그룹은 오히려 1조2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증자와 지분 매입이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의 모셔널 지분율은 85%까지 증가한다.


관련업계에서는 당장 자율주행 상용화에 나서기보다는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본다. 모셔널은 최근 직원 일부를 해고하고 상용화 연기를 공식화했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관련 행보는 중국에서도 이어진다. 최근 현대차·기아는 중국 커넥티드카 시장을 공략하기 '바이두'와 업무협약을 맺고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등 협력 영역을 넓힌다고 밝혔다. 단순히 콘텐츠와 플랫폼을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중국 시장에서 자율주행 관련 빅데이터를 구축하면서 본격화되는 경쟁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다.

이 같은 행보의 중심엔 송창현 현대차-기아 SDV본부 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있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개발을 이끌고 있으며 포티투닷을 통해 자율주행과 SDV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고 있다.


포티투닷은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영상정보 원본데이터 활용에 대한 규제샌드박스를 승인 받은 만큼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한국을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서의 데이터를 활용하며 글로벌 자율주행시장 리더로 도전장을 내민 셈"이라며 "업체들이 발을 빼는 상황에도 꾸준히 투자를 이어가는 만큼 시장이 커질 경우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로보틱스와 항공 등 자율주행기술이 필요한 분야의 자회사를 보유한 것도 투자의 배경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