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사진)에 대한 구속 영장이 신청된 가운데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이 주목된다. /사진=뉴스1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사진)에 대한 구속 영장이 신청된 가운데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이 주목된다. /사진=뉴스1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구속 기로에 섰다. 불법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 수사 결과에 따라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이 늦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재계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최근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태광그룹 계열사를 통해 불법 비자금을 조성하고 태광CC를 통해 계열사 공사비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16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앞서 태광그룹 모기업 태광산업 신임 대표이사로 이 전 회장의 측근인 성회용 티캐스트 대표가 선임되면서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이 커졌으나 이번 사법 리스크로 인해 분위기가 바뀌었다. 구속을 시작으로 기소와 재판까지 이어질 경우 수년 동안 법적 다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앞서 배임·횡령 등의 혐의와 관련해 8년5개월 동안의 재판 끝에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태광그룹은 이번 사건이 이 전 회장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과거 그룹 경영을 총괄했던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이 혐의 대부분을 저질렀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태광그룹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은 2015년 5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주요 계열사 요직에 있던 측근들에게 급여를 과다 지급한 뒤 일부를 현금으로 되돌려 받은 혐의를 받는다. 84차례에 걸쳐 8억7000만원의 부외자금을 조성했다고 한다. 태광그룹은 내부 감사를 통해 해당 사실을 확인했고 지난 9일 서울서부지검에 배임 등 혐의로 김 전 의장을 고발했다.


공사비 대납 사건도 김 전 의장과 관계돼 있다고 태광그룹은 봤다. 김 전 의장은 2015년 태광CC 클럽하우스 중축 공사를 진행하면서 공사비를 부풀리고 지인 업체에 몰아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비리를 감추기 위해 이 전 회장 개인 소유 골프연습장 보수 공사도 함께 진행한 것이란 게 태광그룹 주장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당시 건강이 악화한 상태였고 골프연습장은 위탁관리계약에 따라 김 전 의장이 관리 책임을 맡고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