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대구은행 본점 전경./사진=대구은행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대구은행 본점 전경./사진=대구은행

국내 최초의 지방은행으로 출범한 DGB대구은행이 설립 57년 만에 시중은행으로 전환한다. 사명도 'iM(아이엠)뱅크'로 변경해 영업망을 전국구로 넓히고 디지털금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제 9차 정례회의를 열고 대구·경북권 중심의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은행업 인가를 의결했다. 대구은행은 사명을 전국 단위 은행으로 고객에게 새롭게 각인하기 위해 사명을 'iM뱅크'로 변경할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이달 안에 주주총회를 거쳐 추후 새로운 사명을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iM뱅크와 함께 '대구은행' 상표를 병기해 지난 57년의 정체성을 지킨다는 목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이후에도 본점은 대구 수성구에 그대로 둘 계획이다.

이에 따라 1992년 평화은행 인가 이후 32년 만에 새 시중은행이 나오게 됐다. 대구은행은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KB국민은행, SC제일은행에 이은 7번째 시중은행이다.


대구은행의 총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78조원으로 외국계 시중은행에 비견되는 규모로 성장했다. 대형 시중은행과 동일한 신용등급 AAA의 우량은행이다.

'뉴 하이브리드뱅크' 새 비전 선포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 후 새로운 비전으로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New Hybrid Bank)'를 제시했다.

DGB대구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접근성·비용 효율성과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 지역은행의 장점을 함께 갖춘 새로운 은행의 모습을 강조하고자 뉴 하이브리드 뱅크를 내세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브랜드 위상 강화 등 은행 전반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했다.

DGB대구은행은 중소기업들에게 찾아가는 관계형 금융 서비스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시중은행 전환에 따른 규모의 경제 달성과 조달비용 절감을 통해 전국의 고객들에게 경쟁력 있는 금리와 한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저신용자가 은행권에 안전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포용금융 공급도 확대할 전망이다.

보다 견고한 내부통제시스템 고도화와 자산건전성 관리도 지속 추진한다. 내부통제혁신위원회 신설,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 추진, 외부 전문가 준법감시인 신규 선임과 함께 AI-OCR(인공지능 기반 광학문자인식)적용 등 첨단 디지털 검사기법 확대를 통한 내부통제시스템 구축과 함께 신용평가 모형 전면 고도화, 시스템화 된 여신심사 체계 도입 등으로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 충청·강원·호남·제주 진출 타진

특히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꾀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기존에 진출할 수 없었던 충청, 강원, 호남, 제주 지역에 점포 개설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대구은행은 점포 수를 급격하게 늘리기 보다 디지털 금융, 전국 거점 점포와 기업영업지점장(PRM)제도를 활용해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영업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충청, 강원, 호남, 제주 등 4개 지역에 순차적으로 거점 점포를 개설한다. 시중은행 전환 후 전국 영업망을 구축을 위한 첫 거점 점포는 원주지점이 될 전망이다.

원주지역은 대구∙경북, 수도권과 인접해 거점 지역으로서의 입지가 유리하고 해당 지역에 지방은행이 소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대구은행의 점포는 지난 3월 말 기준 총 200개로 이중 179개가 대구·경북 지역에 몰려 있다. 부산 5개, 경남 3개, 울산 1개 등 경상권을 제외한 점포는 10개에 그친다. 이중 9개는 수도권(대전 1개)에 있다.

황병우 은행장은 "1967년 최초의 지방은행으로 설립된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역사적인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것은 고객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가능했다는 것에 감사드린다"며 "금융소비자와 은행산업 그리고 국가경제에 있어 변화를 이끌어내어 모두가 행복한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난 57년간 축적한 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취약계층과 함께하고 다양한 디지털 혁신 서비스로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는 새로운 시중은행이 될 DGB대구은행은 확고한 건전성과 내부통제를 바탕으로 은행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금융시장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