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DGB금융 회장./사진=DGB금융
황병우 DGB금융 회장./사진=DGB금융

대구은행이 금융당국의 인가에 따라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서 기업금융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역 기반의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대출을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16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결정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을 향해 독과점 구조를 비판하면서 촉발됐다.

5대 시중은행이 과점구조를 형성해 고금리 기조 속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자장사를 통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황병우 행장은 "지난 57년간 축적한 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취약계층과 함께하고 다양한 디지털 혁신 서비스로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는 새로운 시중은행이 되겠다"며 "은행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금융시장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에 앞서 기업대출을 크게 늘리며 여신 포트폴리오를 개선해왔다. 대구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33조98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1조910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은 29.7%(1조1017억원) 증가한 4조8129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구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대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 3월 말 기준 29조17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092억원) 증가했다.

대구은행은 우량 차주 위주의 대출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중소기업들에게 찾아가는 관계형 금융 서비스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기업영업지점장(PRM)제도를 활용해 부족한 영업망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연체율 관리가 관건이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중소기업들의 대출 원리금 상환 여력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대구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0.72%로 전년 동기 대비 0.05%포인트 올랐다. 이 중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0.86%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구은행의 모 회사인 DGB금융은 그동안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합병(M&A) 하며 종합금융그룹 구조를 갖춰왔다"며 "전통 은행들과 대구은행 간 체급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당분간은 M&A보다 대구은행 중심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 1분기 기준 대구은행의 총 자산은 79조6291억원으로 자산규모가 가장 작은 NH농협은행(약 400조원)의 약 20%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