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이 농심을 넘어섰다. 사진은 불닭볶음면이 제조되는 삼양식품의 공장. /사진=삼양식품
지난 16일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이 농심을 넘어섰다. 사진은 불닭볶음면이 제조되는 삼양식품의 공장. /사진=삼양식품

라면 대장주 자리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라면 3사(농심·오뚜기·삼양식품)는 나란히 2024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양식품이 두드러지는 호실적을 보였다.


올 1분기 삼양식품의 매출은 3875억원, 영업이익은 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1%, 235.8% 증가했다. 농심의 매출은 8725억원, 영업이익은 801억원이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4% 늘었고 영업이익은 3.7% 줄었다. 오뚜기는 매출 8835억원, 영업이익 73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12.0% 각각 성장했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16일 삼양식품의 종가는 34만3500원, 농심의 종가는 42만500원이었다. 시가총액은 삼양식품이 2조5876억원으로 다시 농심(2조5578억원)을 앞섰다.

지난 10일 삼양식품 종가는 32만5500원으로 시가총액 2조452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농심의 시총은 2조4483억원으로 라면업계 시총 1위 자리를 내줬다. 농심이 라면 대장주 자리를 내준 것은 1995년 한국거래소가 개별종목 시가총액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이후 다시 농심이 시총에서 앞서갔으나 1분기 실적 발표일에 삼양식품이 농심을 제쳤다.



해외매출 83% 증가… 비중은 75%까지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사옥. /사진=삼양식품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사옥.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의 1분기 호실적은 해외매출 호조가 주효했다. 해외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3% 상승한 2889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전 지역에서 매출이 급증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서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미국 내 월마트, 코스트코 등 주류 채널 입점 가속화와 까르보불닭볶음면의 인기로 삼양아메리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9.8% 증가한 565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중국법인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는 5억위안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4% 성장했다. 온라인 유통 채널 강화와 양념치킨불닭볶음면, 불닭소스 등 제품 다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해외 매출 비중이 대폭 확대되면서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1분기 64%에서 2024년 1분기 75%까지 높아졌다. 내수 대비 높은 수익성에 고환율에 따른 환차익이 고스란히 영업이익에 반영됐다.

삼양식품은 가파른 수출 성장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1643억원을 투입해 밀양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완공 시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개에서 24억개로 증가하게 된다.

높은 해외매출 비중과 성장성으로 삼양식품의 주가는 지난달부터 이달 16일까지 57.57% 급등했다. 1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는 더욱 흐름을 타는 모양새다. 17일 오후 1시45분 기준 삼양식품은 전 거래일 대비 29.99%(10만3000원) 오른 44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농심은 전 거래일 대비 4.99%(2만1000원) 내린 39만9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