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시중은행장들과 회동한다. 사진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회의를 주재하기위해 입장하고 있는 모습./사진=임한별(머니S)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시중은행장들과 회동한다. 사진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회의를 주재하기위해 입장하고 있는 모습./사진=임한별(머니S)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오늘(27일)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회동한다. 이 총재가 지난 23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11차례 연속 동결하고 "하반기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4월에 비해 커졌다"고 말한 뒤 나흘 만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리는 정기이사회 이후 은행장들과 저녁 만찬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은행연합회 정기 이사회는 매월 넷째주 월요일 열린다. 이사회 후 시중 은행장들과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국회 정무위원장, 경제부총리 등을 초청해 매년 5차례에 걸쳐 친목 성격의 만찬 자리를 갖는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시중은행 4곳과 SC제일·한국씨티 등 외국계 은행 2곳, NH농협·IBK기업·KDB산업 등 특수은행 3곳, 지방은행 대표 1곳(광주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대표 1곳(현재 케이뱅크) 등 11곳의 은행장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까지 12명으로 구성된다.

이번 간담회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전원 만장일치로 3.50%인 기준금리가 지난 23일 11차례 연속 동결된 이후 진행되는 만큼 금융권 관심이 쏠린다.

당시 이 총재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4월 이후 물가 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커졌기에 물가목표 수렴에 대한 확신을 갖는 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금리 인하 시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따라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현재의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금융권에선 이 총재가 고금리 장기화 기조 속 연체율 상승과 가계 빚 증가 등을 우려하면서 은행권에 건전성 관리 강화를 주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1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권 가운데 은행권 가계대출이 5조1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특히 4월 가계대출 증가 대부분은 주담대에서 왔다. 은행권 주담대는 4조5000억원 증가했다. 5000억원 늘어난 전월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연체율도 최근 들어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상승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이 0.43%로 한 달 전보다 0.08%포인트 하락했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해선 0.10%포인트 상승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경기 침체도 길어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은행과 보험사는 1조원 규모의 PF 신디케이트론을 다음 달 중순 가동할 예정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과 삼성·한화 등 2개 생명보험사, 메리츠·삼성·DB 등 3개 손해보험사가 총 1조원 규모로 공동대출을 조성해 PF 사업장에 신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국내에서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일부 위험 신호가 감지되는 만큼 경제의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