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의 인상 행렬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다. 사진은 OTT 관련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의 인상 행렬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다. 사진은 OTT 관련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S리포트]OTT 요금·제휴상품 줄인상... 깊어지는 소비자 주름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가 빠르게 치솟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허덕이는 소비자들은 천정부지로 오르는 콘텐츠 물가에 고민이 깊다. 그나마 위안이던 통신사 제휴 상품도 덩달아 인상돼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정부는 OTT사들을 상대로 구독료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밝혔지만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토종 OTT들에겐 마땅한 탈출구가 없는 상황이다.

치솟는 콘텐츠 물가... 안 오르는 곳이 없다

넷플릭스는 물론 티빙 등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까지 구독료를 올리고 있다. /그래픽=머니S
넷플릭스는 물론 티빙 등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까지 구독료를 올리고 있다. /그래픽=머니S

티빙은 지난 5월1일부터 티빙은 연간 구독권 가격을 기존 대비 약 20% 올렸다. 기존 9만4800원이던 베이직 구독권(이하 연간)은 11만4000원, 기존 13만800원이던 스탠다드는 16만2000원, 기존 16만6800원이던 프리미엄은 20만4000원이 됐다. 쿠팡도 로켓배송과 OTT 쿠팡플레이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와우멤버십 월 이용금액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했다.

세계적인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역시 광고 없이 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 가격을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43% 올렸다. 해외 OTT 넷플릭스는 스탠다드 요금제와 프리미엄 요금제를 1500원, 2500원씩 상향 조정했고 지난해 12월엔 '베이직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막고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까지 도입했다.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월 9900원이던 구독료를 40% 올린 1만3900원으로 책정했다.


국내 통신 3사 OTT 결합상품도 이러한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SK텔레콤은 유튜브 프리미엄을 기본으로 영화, 커피 등 다른 추가혜택을 하나 더 제공하는 '우주패스 with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을 기존 월 990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지난 6월1일 올렸고 아마존, 11번가 할인쿠폰과 구글 드라이브 100기가바이트(GB) 제공과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이 가능한 '우주패스 all 유튜브 프리미엄'도 기존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인상했다.

KT는 월 9만원에서 13만원 사이의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면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했지만 지난 5월1일부터 자사 '유튜브 프리미엄 초이스' 가입자에게 월 4450원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유튜브 구독 부가서비스도 월 945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올렸다.

LG유플러스는 유튜브 프리미엄 결합을 월 9900원에 이용하던 '유독픽'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고 1만3900원짜리 '유독픽 시즌 2'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용자들은 스트림플레이션(OTT 구독료 인상 흐름) 속에서 버팀목이던 통신 3사 제휴 상품까지 오르자 불만이다. 통신 3사는 제휴사 구독료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항변하지만 인상 여파를 상대적으로 상쇄하던 제휴 상품마저 일제히 가격을 올리자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

요금제 인상 고심하는 정부, 스트림플레이션 막기 어려워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로고. /사진=로이터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로고. /사진=로이터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난 4월 넷플릭스의 요금제 변경이 공정거래법 제45조 '불공정거래행위 금지'를 위배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까지 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기존 베이직 요금제 중단을 넘어 신규 가입까지 제한한 부분을 꼬집었다. 이들은 "이는 공정거래법이 금지하고 있는 불공정거래행위상 차별적 취급에 해당한다"며 "이용자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변경한 것도 문제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구독한 OTT 개수는 평균 2.1개로 OTT는 이미 생활 속 일부분이 된 지 오래다. 생활 필수품인 콘텐츠 물가가 오르면서 정부는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티빙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등 4곳을 대상으로 요금제 개편 사전고지 위반 정황을 발견하고 사실조사를 진행 중이다. 소비자 부담이 커진 만큼 구독료 인상이 적절했는지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김홍일 방통위원장도 지난 5월28일 OTT 산업 활성화 관련 간담회에서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대표들을 만나 다시 한번 요금제 인상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그는 "OTT 요금제 개편 등에 있어서 국민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노력해달라"며 스트림플레이션 상황이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부 차원에서 OTT 요금제 비교 페이지를 만드는 방안까지 추진하는 중이다. 다수 OTT 업체가 해외 플랫폼인 만큼 인위적 가격 인하나 조정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요금제 비교 사이트를 만들어 경쟁을 유도하려는 목적이다.

국내 OTT사들은 적자 누적으로 요금을 인하할 여력이 부족한 데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은 정부의 강제력이 통하기 어렵다. 규제를 마련해도 토종 OTT만 고사된다는 지적이 나오기 일쑤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노력하고 있지만 당장 뾰족한 수는 없는 것 같다"며 "콘텐츠 업계가 위기인데 지원책을 마련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조금이라도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