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기존 서비스 역량을 다지면서 카카오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사진=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기존 서비스 역량을 다지면서 카카오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사진=카카오

국내 플랫폼 기업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사업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정신아 대표는 올해 카카오다운 AI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올해 1월 개소한 '데이터센터 안산'으로 기존 카카오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지부진한 AI를 제대로 공개하겠다는 복안이다. 전 세계 유수 IT기업들이 너도나도 AI 서비스를 발표하고 있지만 이럴 때 일수록 조급하지 말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했다.

머니S는 흔들리는 카카오의 신임 수장으로 회사의 백년대계를 그리고 있는 정신아 대표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11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 내 위치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프레스 밋업' 행사에 참석해 "기존 서비스를 단단히 다지고 이를 활용해 미래 먹거리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카카오만의 특색을 살린 AI를 출시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AI 시대에는 먼저 치고 나가는 사람이 승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카카오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생각한다"고 했다.

AI 통합 조직을 바탕으로 전사적 역량을 결집할 계획이다. 지난달 17일 "6월에는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과 핵심 인력들이 카카오에 합류하게 된다"며 "카카오는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 중심의 AI 서비스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브레인 임직원을 카카오에 합류시키고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신설했다.


카나나는 AI 서비스 중심 조직 '카나나 엑스'와 AI 모델 개발 중심 조직 '카나나 알파'로 구성된다. 두 조직은 한 팀처럼 일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게 목표다.

AI 모델을 개발하는 '카나나 알파'는 김병학 카카오브레인 각자대표가 카카오에서 펑션 오너(FO) 직책을 겸직하며 이끈다. 카카오가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 AI 기반 언어 모델과 이미지 생성 모델 등 주요 사업부문을 양수도하면서 카카오브레인 AI 인력의 상당수가 카카오에 합류했다.

김 FO는 카카오로 이적한 카카오브레인 직원들과 함께 초거대 AI 언어모델 '코(Ko)-GPT'를 비롯해 텍스트 기반 이미지 생성 모델 '칼로' 등 AI 모델 개발을 총괄한다.

이상호 전 카카오 최고AI책임자(CAIO)는 카나나 엑스를 이끄는프로덕트오너(PO)를 맡아 AI 모델을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다양한 플랫폼에 접목하는 서비스 개발에 집중한다. 기존 CAIO 직책은 폐지됐다.

자체 기술로 만든 '데이터센터 안산'… 일상 속 카카오 구현하는 핵심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옥탑 전경. /사진=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산동 옥탑 전경. /사진=카카오

하지만 기존 서비스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지난 1월 문을 연 데이터센터 안산을 토대로 안정성을 제고한다. 정 대표는 지난 11일 "카카오에 있어서 데이터센터는 일상에 녹아있는 카카오의 수많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연결해주는 핵심적 자산"이라며 "카카오가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 국내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는 올 1분기 기준 4870만명이며 일평균 수·발신량은 100억건 이상이다. 기간통신사업자가 아닌 단일 IT사업자가 감당하기엔 버겨운 규모이기에 막중한 책임감도 따른다.

정 대표는 "1초로 환산하면 매초 50만건의 트래픽, 4만5000건의 카톡 메시지를 전송하고 있다"며 "월드컵 경기장 관중 모두가 매초 발송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새해가 밝을 때 트래픽은 통상 3배, 월드컵 등 대형 이벤트엔 10배 이상 치솟는다"며 "이때 카카오의 순간 트래픽 처리 노하우가 빛을 발한다"고 전했다. 사용자 연결 순간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뼈아픈 경험이지만 업계 전반에 장애가 반복되지 않도록 원인을 규명했다"며 "그 설계가 데이터센터 안산에도 반영됐다"고 했다. "국내 어떤 기업보다 데이터 안정성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부족한 부분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나온 결과물이 데이터센터 안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는 존재 의미를 재정의했다"며 "기술이 범람하는 환경 속에서 사람을 이해하는 기술로 우리에게 필요한 미래를 더 가깝게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데이터센터 안산은 이 약속과 목표를 지키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시대에 맞는 기술로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조성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