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으로 서울 9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뉴스1
정부의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으로 서울 9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뉴스1

신생아 특례대출 대상인 서울 9억원 이하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저금리 대출 혜택이 서울 중저가 아파트 가격을 상승시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내놓은 정책 대출이다. 시중은행 대출금리보다 낮은 1.6~3.3%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어 젊은 세대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기준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의 4월 평균 금리는 4%대 초반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16일 신생아 특례대출 접수는 총 1만3458건(3조3928억원)으로 집계됐다. 시행 초기부터 신청이 빠르게 늘면서 신생아 특례대출에 대한 수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아 특례대출 대상은 주택가액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으로 제한된다. 국가 재정으로 저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 대출이기 때문에 고가 주택에는 지원이 제한된다. 문제는 지원 대상이 되는 중저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장에 반영되기 전인 1월 1416건에서 지난달 1802건으로 증가했다. 서울에서 집값이 비교적 낮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은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많아 정책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5월까지 아파트 매매거래 가운데 9억원 이하 비중은 노원 93.4%, 도봉 97.2%, 강북 98.2%다. 이들 지역은 지난 4월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가 1월 대비 급증했다. 노원 183→266건, 도봉 94→136건, 강북 36→60건 등으로 증가했다.

지난 1월29일 시행된 신생아 특례대출은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가구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정부는 오는 하반기부터 신생아 특례대출 조건을 부부합산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에서 2억원 이하로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대출 대상이 확대되면 9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수요 증가는 기존 9억원 이하 아파트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9억원을 기준으로 고가 아파트의 가격 안정화는 긍정 요인이나 반대로 7억~8억원 아파트가 9억원 이하로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자녀 계획이 있는 젊은 세대가 양육 환경과 나아가 교육환경을 고려할 때 서울 내에서도 교육 인프라가 우수한 지역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신생아 특례대출은 저금리 특혜를 주는 정책이기 때문에 부동산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