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8일 스테이지엑스 기자간담회를 진행 중인 서상원 대표.  /사진=임한별 기자
지난 2월8일 스테이지엑스 기자간담회를 진행 중인 서상원 대표. /사진=임한별 기자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제4통신사 꿈을 접었다. 기존 통신 3사의 대항마로 선택된 스테이지엑스에게 할당했던 주파수 대역을 회수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테이지엑스의 '제4 이동통신사' 후보 자격에 대한 취소 절차를 밟는다고 14일 밝혔다. 주파수 할당대상 법인 선정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 위한 청문 절차를 개시한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을 통해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필요서류 등을 검토한 결과, 법령이 정한 필요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선정 취소 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월 28기가헤르츠(㎓) 대역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를 통해 4301억원의 최고입찰액을 제시한 스테이지엑스를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선정했는데 관련 규정에 따라 필요사항 이행을 증빙하는 필요서류는 3개월 이내인 지난 5월7일까지 제출하도록 안내한 바 있다.

이에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대가(할당대가의 10%인 430억 1000만원) 납부 영수증, 법인 등기사항전부등명서, 주식납입금 보관증명서, 할당조건 이행각서를 과기정통부에 냈다.


하지만 검토 결과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신청서에 적시한 자본금 2050억원에 현저히 미달하는 금액을 납입했다.

과기정통부의 해명 요청에 스테이지엑스는 오는 3분기까지 납입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복수의 법률자문을 통해 필요서류 제출시점에 자본금 2050억원 납입 완료가 필수요건임을 재확인했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할당 고시 제12조 제3항은 할당대상법인이 필요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선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스테이지엑스가 당초 주파수할당신청서에 기재한 자본금을 납입하지 않은 것은 선정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스테이지엑스의 13일자 법인등기부등본에는 자본금이 1억원으로 기재돼 있어 자본금 납입 증명서와 부합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추가자료에 따르면 신청 당시 5% 이상 주요주주 6개 중 자본금 납입을 일부 이행한 주주는 스테이지파이브가 유일하다.

다른 주요주주 5개는 자본금 납입을 하지 않았고 기타주주 4개 중 2개도 납입하지 않아 구성주주 및 구성주주별 주식소유비율도 주파수할당신청서의 내용과 달랐다고 밝혔다.

이를 할당신청서류에 기술한 자금조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서약 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또한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3차례에 걸쳐 각 구성주주들의 자본금 납입 증빙서류 제출을 요청했으나 스테이지엑스는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지위 확보 이후 출자를 위해 필요한 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주장하는 자본금 조성을 신뢰할 수 없다"며 "할당신청서에 적시된 자본금이 적절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주파수 할당대가(잔액 90%, 3870억9000만원) 납부, 설비 투자, 마케팅 등 적절한 사업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