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이어진 14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한 시민이 반려견에게 모자로 햇빛을 가려주고 있다./사진=뉴스1
무더위가 이어진 14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한 시민이 반려견에게 모자로 햇빛을 가려주고 있다./사진=뉴스1

올 여름 한반도의 기온이 40도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기상학자인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지난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 쇼'에 출연해 "요즘 겨울을 '삼한사미'라고 해 (일주일 중 3일간) 춥고 (4일간) 미세 먼지가 많다고 하는데 요즘 여름은 폭염 아니면 폭우, 이렇게 4글자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세계 기상기구 등이 '올해 세계 기후가 2016년과 비슷할 것이다'고 하는 데 이때가 슈퍼 엘니뇨가 정착되고 2년째였는데 올해가 그와 비슷한 엘니뇨 정착 2년째 해"라며 "기후 재해를 유발하는 그런 어떤 극단적인 기상 현상들이 많이 발생했던 해가 엘니뇨 정착 후 2년째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기후는 계절과 강수 패턴이 변했다"며 "과거 한국은 겨울 중심의 나라로 11월부터 최소한 4월까지는 추운 계절이었는데 최근에는 4월부터 11월까지도 기상학적 여름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 8월 이후 태풍이 과거, 예년에 비해 50% 이상 많이 생길 것 같다"며 "올여름 폭염도 문제지만 8월 이후 태풍으로 인한 폭우가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지난 11일 올해 첫 폭염주의보를 가동했다. 날이 맑고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데다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따뜻한 서쪽 공기까지 유입되면서 더위가 지난해보다 일주일 빨리 찾아온 것이다.


기상청은 폭염주의보를 시작으로 올 여름 더위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해수면 고온 현상이 올 여름 폭염과 많은 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반도 여름철 기온에 주로 영향을 주는 건 서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의 해수면 온도다. 이들 해수면 온도가 올 봄 평년보다 높았는데 이 때문에 해상에서 공기가 상승하며 고기압이 형성돼 한반도로 뜨거운 남풍이 불어온다.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남쪽에서 수증기가 다량 유입되며 강수량도 많아져 습기로 인해 찌는 듯한 더위가 생긴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올해 한반도 폭염 일수가 평년(10.2일)보다 사흘 이상 많은 14~16일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폭염일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 날인데 지난해는 폭염일수가 13.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