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사진=케이뱅크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가 올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연내 IPO(기업공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고객 기반을 크게 확대하는데 성공한 점은 케이뱅크의 IPO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올 1분기 순이익은 507억원으로 전년 동기(104억원)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케이뱅크는 괄목할만한 외형 성장을 보였다.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1033만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80만명 늘었다. 2021년 2분기 이후 단일 분기로 가장 많은 인원이 새 고객으로 유입됐다.

케이뱅크의 수신잔액은 23조9700억원, 여신잔액은 14조7600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각각 25.7%, 6.6%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올 1분기 이자이익은 13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9% 늘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157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

카카오뱅크가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며 독주하면서 토스뱅크는 적자 규모를 줄이며 케이뱅크 뒤를 빠르게 쫓았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순이익은 3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 증가했으며 토스뱅크는 손실 규모를 2022년 2644억원에서 2023년 175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4.7% 감소한 12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토스뱅크가 케이뱅크를 앞질렀다. 당시 토스뱅크의 순이익은 124억원을 기록했지만 케이뱅크는 25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취임 이후 첫 분기 실적에서 역대 최대 성적표를 받으며 향후 IPO 전망도 밝아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사인 카카오뱅크를 의식해 지난 2022년 9월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바 있다. 하지만 기업공개시장 침체 등으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고 판단해 지난해 2월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 시장이 평가한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4조원으로 희망 공모가인 7조원대에 훨씬 못 미쳤다.

하지만 올해 케이뱅크의 여·수신 성장과 고객수 증가 등 경영 지표가 개선되면서 도약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IPO에 도전장을 다신 내민 케이뱅크는 눈높이를 4조~5조원 이상으로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뱅크는 지난 1월18일 이사회를 열어 IPO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이어 지난 2월 상장주관사 우선협상대상자로 NH투자증권,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선정했다.

케이뱅크는 올 상반기 중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연내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이라며 "올해 IPO 최대어인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이후 크게 달아오른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