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본사 1공장 전경. /사진=한미반도체
한미반도체 본사 1공장 전경. /사진=한미반도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와 온디바이스 AI 기기의 등장으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반도체장비 업체들의 주가도 덩달아 고공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HBM 제조사들의 투자 확대에 따라 장비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HBM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장비를 만드는 주요 업체들의 주가가 올초 대비 급등했다. 대표적인 업체인 한미반도체의 주가는 지난 19일 13만64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월2일 한미반도체의 주가가 1주당 6만8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2배가량 오른 것이다. 지난 12일에는 장중 한때 15만3200원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한미반도체는 HBM용 TC 본더를 제작하는 업체다. TC 본딩은 수직으로 쌓은 D램 칩을 열압착을 통해 웨이퍼에 붙이는 방식의 작업으로 이를 수행하는 장비가 TC 본더다.

한미반도체는 2017년 SK하이닉스와 HBM 생산에 필요한 '열 압착 본딩 장비'(듀얼 TC 본더)를 공동 개발한 뒤 SK하이닉스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1분기까지 SK하이닉스와 체결한 납품 계약 규모만 2000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미국 마이크론을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 앞으로 TC 본더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 상승세에 탄력이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세정 장비 업체인 피에스케이홀딩스도 올해 1월2일 2만7250원이던 주가가 이달 19일 5만1700원으로 1.9배 상승했다. 피에스케이홀딩스는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과정에서 활용되는 디스컴과 리플로우 장비를 주력으로 제조하는 기업이다. HBM 생산에 필수적인 실리콘관통전극(TSV) 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한 구멍(비아홀) 안을 세척해주는 디스컴 장비를 올해 HBM 제조사들에 납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추정된다.


패키징이 끝난 HBM 다이의 전수 검사가 가능한 큐브 프로브를 최초로 개발한 테크윙도 올해 고객사에 제품을 납품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올초 1만1630원이던 주가가 이달 19일 기준 3만5400원으로 3배가량 급등했다.

이 외에 국내 유일의 웨이퍼 테스트 업체로 삼성전자 D램용 웨이퍼 테스트를 담당하고 있는 와이아이케이 역시 주가가 올 초 5470원에서 4월19일 9820원으로 1.8배 올랐다. 와이아이케이는 HBM 웨이퍼 테스트 장비 개발을 올해 1분기에 완료, 4분기부터 매출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이들 업체의 전망을 더욱 밝게 보고 있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특정 공정에서 압도적 기술력을 갖춘 장비사는 HBM 메이커 3사를 고객사로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며 "HBM 경쟁 심화는 한국 장비사들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