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시험실 제품 시험 모습. /사진=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시험실 제품 시험 모습. /사진=HD현대일렉트릭

전력 인프라 확대 수요로 HD현대일렉트릭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다. 북미에 이어 중동 수주가 확대되면서 이미 수년 치 일감을 확보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30년까지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와 중동 시장의 전력변압기 수요 증가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28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63억원) 대비 178%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8%에서 16%로 두 배 증가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최대 수요처는 북미 시장이다. 미국 정부는 2035년까지 발전부문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전력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해외로 이전한 기업을 국내로 유턴시키는 리쇼어링 정책과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따른 데이터센터 구축도 수요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북미 시장에서 22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1711억원) 대비 30% 늘었다. 이 기간 수주 잔액은 5616억원(4억800만달러)에서 1조478억원(7억5900만달러)으로 86% 증가했다. 전체 수주 잔액에서 북미가 차지하는 비율은 58%에 달한다.

중동 시장의 영향력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프로젝트 등 대규모 그리드(전력망)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HD현대일렉트릭의 주력 시장 중 하나로서 존재감이 커질 전망이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우호적인 수주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1분기 중동 시장 매출은 1709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837억원)과 견줘 104% 늘었다. 전력변압기와 고압차단기 계약이 이어지면서 수주 잔액은 1748억원(1억2700만달러)에서 2602억원(1억8900만달러)으로 49% 증가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전쟁이 HD현대일렉트릭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회사가 체감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의 주력 시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쿠웨이트 등 3개 지역인 만큼 전쟁으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밀려드는 주문에 2028년 하반기 납기 물량을 수주하고 있다. 전력기기는 북미와 중동 시장에서 매출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배전기기는 북미 위주로 발주가 이어지고 있으며 수익성이 높은 배전용 PAD 변압기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회전기기는 북미 시장에서 수소 생산설비와 탄소포집활용(CCUS) 등 친환경 프로젝트 관련 매출이 증가했고 아시아와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선박용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는 2030년까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늘면서 배전뿐 아니라 전력기기 수요가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에도 구글, 메타, 아마존 등의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업체가 HD현대일렉트릭에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증설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추가 투자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5년 10월까지 1173억원을 투자해 청주센트럴밸리 일반산업단지 중저압차단기 제조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전력기기 공장 증설을 위해 울산과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각각 272억원, 18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약 20% 확대할 방침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1분기 실적설명회에서 "2030년까지는 어느 정도 수요가 지속된다고 보고 있고 2030년부터 2050년까지의 수요를 예측하는 중"이라며 "타 제조사들의 움직임과 시장 동향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