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취임식에서도 정부의 의료개혁에 강경하게 반발하는 목소리를 냈다. 임 회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의사협회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취임식에서도 정부의 의료개혁에 강경하게 반발하는 목소리를 냈다. 임 회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의사협회

의과대학 증원을 포함한 정부의 의료개혁을 두고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지난 2일 취임식을 가졌다. 지난 1일부터 3년 동안 의협 제42대 회장으로서의 임기가 시작됐다.

임 회장은 지난 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의료현장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과 생명을 구하는 자긍심을 잃고 떠난 전공의들, 불의에 맞서 학업의 터전을 떠난 의대생들, 그들을 잘 가르쳐 오시고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매진해 오신 교수님들, 개원의·공보의·군의관·학부모·국민들과 환자분들이 너무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얽힌 매듭을 잘풀어 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취임 소회를 밝혔다.


머니S는 의협 회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한 '강경파' 임 회장을 3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임현택, 정부에 "앵무새처럼 같은 얘기 반복"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취임식에서 정부의 의료개혁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임 회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42대 임현택 회장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취임식에서 정부의 의료개혁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임 회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42대 임현택 회장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 회장은 지난 2일 자신의 취임식에서 의협 회원들의 '의권'을 강조했다.

특히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법률적 민생 현안에 대해서 체계적이고 확실한 운영 시스템을 가동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임 회장은 지난달 29일 제42대 집행부 인선에서도 변호사 출신 법제이사를 두 배로 늘리며 법률 서비스 지원 강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정부가 '2000명 증원'을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는 것을 두고는 '앵무새'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 국립 의대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의대 증원분의 50~100% 안에서 자율적으로 조정되도록 한 데 대해서는 "2000명이라는 숫자가 아무런 근거조차 없음을 정부가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이날 첫 상임위원회를 시작으로 의대 교수·전공의·의대생 등이 참여하는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해 정부와의 대화를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하지만 범의료계 협의체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에 대해 협의한 바가 없다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서 전공의들은 자율적·주체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파' 임현택 출격, 의정 갈등 해법은

'강경파'로 분류되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 해결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 회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경파'로 분류되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 해결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 회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경파 임 회장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의료계에 일대일 대화·의료개혁 특별위원회(특위)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이에 임 회장 측은 지난달 29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대화 요청에 "정부가 독단적으로 만든 의료개혁 특위의 구성 조건부터 거두어야 대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임 회장은 정부가 '조건 없는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오히려 정부가 '2000명 증원은 흔들릴 수 없는 원칙' '의료개혁 특위 위원 구성' 등의 대화 조건을 걸어왔다고 꼬집었다.

최근 학업 복귀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은 의대 학생에 대해서도 갈등이 빚어졌다. 임 회장은 자신의 SNS에 "의대생들 털끝이라도 건드린다면 남은 건 오로지 파국뿐이라는 점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의협이 가해자인 의대생을 두둔하면서 피해자인 의대생의 고통을 외면하고 방치하겠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임 회장은 임기가 시작되기 5일 전인 지난달 26일 의사 집단행동 수사와 관련해 추가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압수수색 이후 SNS에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의새(의사를 낮잡아 부르는 말)는 (의협 회장으로) 당선되고 처음 노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서 하룻밤 자고 차려주신 아침 먹고 나왔더니 두 번째 압수 수색이라고 핸드폰 또 뺏긴 의새"라고 호소했다.

지난 2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가 1489~1509명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의대 증원에 대해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는 임 회장이 이에 대해 어떤 대응을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