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이틀간 금리정책 관련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가진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이틀간 금리정책 관련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가진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 시각)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6차례 연속 5.25~5.50%의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이고 추가 금리 인상은 없다"고 밝혀 시장에선 비둘기피(통화 완화 선호)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2일 내놓은 '5월 FOMC 회의결과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평가 및 금융시장 반응'에 따르면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은 2% 목표에 대한 추가 진전이 부족'하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은 지난해에 비해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향한 진전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2% 물가 확신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했다.

그는 "다음 정책금리 움직임이 인상될 가능성은 낮다"며 "인플레이션 완화 확신을 얻기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인플레이션은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의 정책금리에 대해 '충분히 제약적'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이 금리 결정에 주요 지표로 활용하는 3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하며 2월과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도 2월, 3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2%, 3.5% 오르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6월부터 대차대조표 축소 늦춘다

연준은 이날 회의에서 6월부터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밝혔다. 월별 국채 축소 규모를 60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줄이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완화적 금리 정책과는 관련이 없다"며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로 인해 금융시장 혼란을 초래하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선을 그었다.

대차대조표 축소라고 불리는 양적 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을 말한다. 연준은 2022년부터 월 감축 한도를 600억 달러로 유지해 왔다. 양적 긴축 규모가 줄면 금리 상승 압력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시장은 FOMC 정책결정문과 파월의 기자회견을 두고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리 인하 횟수는 지난 3월 점도표에서 예상됐던 3차례에서 1차례로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현재의 정책 스탠스가 인플레이션 완화 지속에 충분히 제약적이라고 밝힌 점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사실상 부인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JP모건은 "정책결정문이 매파적(hawkish)으로 변경됐으나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노동 수요의 냉각, 이자에 민감한 지출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임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날 발언을 통해 파월 의장이 현 인플레이션 수준에 만족하지는 않으나, 3% 미만의 인플레이션 수준이 2% 목표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RBC는 "정책결정문에서 금리 인하 전에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재차 강조한 점을 볼 때 연준이 올해 중 3월 FOMC의 점도표에서 밝힌 수준으로 0.7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다"며 "12월 이전에는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12월에 0.25%포인트 인하)을 유지한다"고 전망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공급업체의 남품 기간 단축, 임대료 하락, 생산성 향상 및 임금 둔화 등을 볼 때 올해말 인플레이션이 다시 완화될 것"이라며 "9월에 첫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은행은 "파월 의장은 현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므로 금리 인상을 고려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며 "1분기에 인플레이션의 진전이 중단됐으나 인플레이션이 더 둔화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이라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준은 금리 인하를 위한 확신을 가지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향후 정책 방향을 관망(wait-and-see) 체계로 전환했는데 이는 더 길게 현 금리를 유지하며 인하 시기는 더 늦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sticky)할 것이라고 생각하므로 12월 첫 번째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며 "금리 인상을 위한 기준(bar)는 높으며 이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확증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도이치뱅크는 "정책결정문은 인플레이션 속도와 관련한 신뢰가 약화됐다고 강조하면서 매파적으로 변경됐으나 기자회견은 금리 인상 재개를 부정하고 현 금리를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며 "12월 한차례 금리 인하 이후 매우 점진적으로 인하해 2026년말 3.75~400%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유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