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순서
①말 많고 탈 많던 bhc, 치킨 1위 굳히기
②'올리브유 직격탄'에도… K치킨 속도 낸 BBQ
③가격인상 부메랑… '부동의 1위' 교촌치킨 3위로


지난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빅3의 매출 순위가 bhc, 제너시스BBQ, 교촌치킨 순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지난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빅3의 매출 순위가 bhc, 제너시스BBQ, 교촌치킨 순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대표 메뉴 뿌링클에 이어 맛초킹까지 히트시킨 bhc가 2023년에도 치킨업계 '킹' 자리에 올랐다. 올해는 그동안의 논란을 잠재우고 신메뉴 출시, 글로벌 진출 확대 등으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빅3의 매출 순위는 bhc, 제너시스BBQ, 교촌치킨 순으로 재편됐다. bhc는 2022년 처음으로 교촌치킨을 밀어내고 왕좌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위를 기록하며 2연패를 달성했다.

2023년 별도기준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5.5% 늘어난 5356억1900만원이다. 2018년 1469개였던 가맹점은 지난해 2202개까지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1203억27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5.2%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22.5%로 전년 대비 5.4%p 떨어졌다.


bhc는 영업이익 하락 원인에 대해 "원가 상승에 따른 인상 요인을 본사가 부담(흡수)하고 추가로 가맹점 복리후생 지원을 지속해서 이어 나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사모펀드 인수 후 실적 상승… '비용 절감' 주효

bhc는 2018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가 된 이후 영업이익이 고공상승했다. /사진=bhc
bhc는 2018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가 된 이후 영업이익이 고공상승했다. /사진=bhc

영업이익이 줄어들긴 했지만 bhc는 치킨 빅3 중 가장 실적이 좋다.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30.1%로 교촌이나 BBQ 등 다른 브랜드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영업이익률 최고점을 찍었던 2021년에는 무려 32.2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교촌과 BBQ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5.67%, 16.83%였다.

bhc의 영업이익 고공 상승은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투자하기 시작한 시기(2018년~)와 맞아떨어진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 특유의 비용 절감 운영이 발휘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공시자료를 확인하면 bhc가 경쟁사에 비해 인건비 등 판관비 관리를 잘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bhc는 "당사는 특수관계인 운영회사나 자회사가 없는 독립 법인으로 통행세 및 지주사 수수료 등 불필요한 비용 누수가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판관비를 최소화하는 등 불필요한 곳에 비용이 집행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율적 경영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류와 주요 파우더, 소스 공장 등을 아웃소싱이 아닌 자체 인프라로 갖춰 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송호섭號 출범… 논란 잠재우고 1위 굳히기 나서

지난해 말 박현종 회장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지목된 송호섭 대표는 취임 후 첫 행보로 가맹점주협의회와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bhc
지난해 말 박현종 회장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지목된 송호섭 대표는 취임 후 첫 행보로 가맹점주협의회와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bhc

한동안 bhc는 당시 박현종 회장-BBQ 소송전, 가맹점과의 갈등, 브라질산 닭 사용 등으로 언론과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여론이 악화하자 지난해 11월 bhc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이슈의 중심'이었던 박 회장을 해임했다. 구원투수로는 스타벅스 출신의 송호섭 대표가 선임됐다.

송 대표는 취임 후 첫 행보로 가맹점주협의회와 간담회를 열고 이를 정례화하는 등 가맹점 소통에 나섰다. 그동안은 간담회가 비정기적으로 진행됐지만 앞으로는 분기별 1회 가맹점주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지역 소단위 간담회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이 밖에 ▲가맹점주 건강검진 지원 확대 ▲자율분쟁조정협의회 출범 및 상생협약 체결 ▲우수가맹점 시상 ▲가맹점 자체 사회공헌활동 본사 지원 등 동반 성장을 위한 상생 경영 정책을 지속해서 펼쳐갈 계획이다.

올 3월에는 모든 메뉴의 원료육을 국내산 닭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브라질산 닭 논란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대수술과 상처 봉합을 마무리한 bhc는 올해 가맹점 매출 신장을 위한 신메뉴 출시, 해외사업 확대 등을 통해 1위 굳히기에 나선다.

최근 선보인 양념치킨 신메뉴 '쏘마치'를 필두로 가맹점 매출 신장을 위한 신메뉴 출시와 판촉 활동 등을 다각도로 전개할 예정이다. 신메뉴 개발은 치킨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마케팅 활동 중 하나로 꼽힌다. 고객에게는 새로운 맛을 제공하고 가맹점에는 매출 성장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작지만 알찬 해외사업… 전년비 193% 상승

bhc는 비교적 늦게 해외 시장에 진출했지만 현지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메뉴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bhc
bhc는 비교적 늦게 해외 시장에 진출했지만 현지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메뉴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bhc

글로벌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 bhc는 그동안 해외 진출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2018년 홍콩 진출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bhc는 4년 동안 별도의 해외사업부를 운영하며 현지 시장 조사 등 준비 기간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내 치킨업계 1위를 기록한 2022년 말부터 말레이시아, 북미 등에 출점하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1월부터 싱가포르 3호점, 태국 2호점 등을 연이어 오픈하며 글로벌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bhc의 해외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현지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메뉴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편이다. 지난해 매출은 20억2200만원으로 전년 6억9100만원 대비 193% 상승했다. 북미 1호점은 치킨샌드위치, 런치팩(윙, 텐더, 샌드위치 등 미국인들이 식사로 선호하는 메뉴를 감자튀김, 탄산음료와 함께 구성한 패키지) 등을 bhc 주요 치킨 메뉴들과 함께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K푸드 열풍을 반영해 bhc의 대표 치킨 메뉴와 떡볶이, 김치볶음밥 등 한식을 결합한 현지 특화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태국에서는 현지인이 선호하는 연골, 껍질 등 닭 특수부위를 활용한 ▲뿌링클 치킨 스킨(Skin) ▲뿌링클 치킨 조인트(Joint) 등 특별 메뉴를 선보였다.

bhc는 "올 1월 오픈한 태국 1호점 bhc 센트럴 월드 점은 평일에도 웨이팅이 필수일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상반기에 미국 2·3·4호점, 홍콩 2호점, 태국 3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라며 "앞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고 미국 등 북미로 확장해 해외 매장 출점 속도를 가속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브랜드 운영 경험이 있는 송 대표가 bhc의 해외 사업에서 어떤 능력을 발휘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