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며 내수가 살아나고 있지만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내수가 생각보다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일 '최근 내수 부진의 요인 분석: 금리와 수출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고금리 기조의 지속은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며 "높은 수준의 금리는 기업 투자의 기회비용을 상승시키며 투자 수요를 위축시킬 뿐 아니라 가계의 저축 유인을 증대시키며 현재 소비의 감소를 유발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책금리가 인상되면 민간소비는 3분기 후 최대 0.7%포인트 감소한다"며 "그 영향은 인상 후 9분기까지 유의미하게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김준형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책금리가 1%포인트 인상됐을 때 민간소비가 0.7%포인트 감소한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정책금리가 1%포인트 하락했을 때 소비가 0.7%포인트까지 증가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정책금리가 1%포인트 인상됨에 따라 설비투자는 3분기 후 최대 2.9%포인트 감소하며 인상 후 9분기까지 영향이 유의미하게 지속된다"고 추정했다.

이어 "수출과 금리가 내수 각 부문 소비 투자에 미치는 영향의 발생 시차와 크기, 파급 기간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상이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재까지의 수출과 금리 흐름이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내수 위축의 정도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충분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지난해 상반기 수출 부진 이후 회복세가 시차를 두고 누적 반영되며 내수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다만) 고금리 기조의 지속으로 내수 회복에 제약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내수 부양 등 인플레이션 안정 추세를 교란할 수 있는 정책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수출 회복에 따른 내수로의 긍정적 파급이 본격화해 통화긴축 기조가 전환되면 점진적으로 내수 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