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화 통화를 통해 다음주 적당한 시기에 용산에서 회동할 것을 제안했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10월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악수하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화 통화를 통해 다음주 적당한 시기에 용산에서 회동할 것을 제안했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10월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악수하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제안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19일 오후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다음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지난 2022년 취임 후 약 10번의 만남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제안은 1년11개월 만의 화답인 셈이다.


이 대표의 첫 제안은 취임 직후인 지난 2022년 8월30일이었다. 당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당이 안정되면 가까운 시일 내 여야 당 대표님들과 좋은 자리를 만들어 모시겠다"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대통령은 당의 총재가 아니기 때문에 '영수회담'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대표는 추석 명절을 앞둔 지난 2022년 9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께 다시 요청드린다"며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언제든 초당적 협력을 하겠다"고 재차 회담을 제안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여야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만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1월1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다시 한번 윤 대통령에게 만남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미 여러 차례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다"며 "그 제안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전했다. 그는 "일방통행 국정을 중단하고 실종된 정치 복원에 협력해 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때도 대통령실은 "언제나 열려있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면서도 "최소한의 국회 상황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회담을 미뤘다.


이 대표의 거듭된 회담 요청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은 지난해 5월 이 대표가 아닌 박광온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했다. 당시 이 대표는 "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 여러 사정으로 어렵다면 원내대표와 만나는 것도 괘념치 않겠다"고 밝혔으나 박 원내대표가 만남을 거절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시 "야당 대표를 먼저 만나는 것이 순리"라며 거절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영수회담을 애걸하는 것도 아니고 한두 번 이야기한 것도 아니다"며 "(제안해도) 할 것 같지 않아 다시 제안하거나 이러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한 달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민생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금은 떼쓰기식 영수회담보다 여야 대표회담을 통해 민생에 대해 치열히 논의할 적기"라고 대신 답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0월 윤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 중 여당 대표와 함께 '여·야·정 3자 회동'을 제안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지금은 국익을 위해 외교에 집중할 시점"이라며 또다시 거절했다.

이 같은 대통령실의 분위기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4·10 총선이 끝난 뒤 바뀌었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의 만남을 제안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석은 윤 대통령이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에게 "다음주 형편이 된다면 용선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