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 /사진=HD현대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 /사진=HD현대

지주사인 HD현대와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주가가 다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뿌리를 둔 두 회사의 주가가 다른 양상을 띄면서 자회사 쪼개기 상장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HD현대 종가는 6만7400만원으로 세 달 전인 1월31일(7만1400원) 대비 5.6% 떨어졌다. 같은 기간 HD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11만3500원에서 13만1500원으로 15.9% 뛰었다.


HD현대는 실적 개선에도 주가가 하락했다. HD현대의 1분기 매출은 16조5144억원, 영업이익은 79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1%, 영업이익은 48.8% 증가했다. 정유·전력기기 등 주요 사업 전반에서 견조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조선 부문이 흑자 기조를 이어간 영향이다.

자본시장에서는 자회사 쪼개기 상장으로 HD현대의 실적이 하락한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HD현대는 지분 62%를 보유한 자회사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8일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6년 선박의 애프터마켓(AM)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독립법인으로 설립됐다. 2017년 현대중공업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때 선박 유지보수(AS) 사업 부문을 분할한 뒤 지주 부문(HD현대)에 붙여둔 회사다. 2017년 출범 첫해 매출 2403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1조4305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6배 증가했다.


HD현대 주주들은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물적분할은 모기업이 신설회사 지분 100%를 소유하는 방식이다. 상장 시 기존 주주들은 단 한 주의 주식도 받을 수 없어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크다. 소액 주주들이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이유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미 7년 전 HD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해 그동안 잠재가치를 인정 받지 못했던 AM사업에 대한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한 기업"이라며 "주식시장에서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 받는다면 모회사 주식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