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스왑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전기차 배터리 스왑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전기차의 최대 단점은 짧은 주행거리와 긴 충전시간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에서는 장난감 자동차처럼 배터리를 바꿔 끼우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과거 국내에서도 배터리교환형 전기차가 출시된 적이 있지만 많은 단점만 남긴채 관련 사업은 없던 일이 됐다. 배터리 교환형 전기차는 성공할 수는 없을까.

'제37회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37)의 24일 개막을 앞두고 지난 17일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다. "중국은 하는데 한국은 왜 하지 않느냐"는 것. 이에 전문가들은 "분야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선우명호 EVS37 대회장 겸 세계전기자동차협회장(고려대학교 스마트모빌리티학부 석좌교수)은 "배터리스와핑(전기차 배터리교환 방식)은 장단점이 분명하다"며 "승용차의 경우 배터리 스와핑이 어려운데 규격을 통일하면 자동차 설계와 디자인에 한계가 생기고 60~80kwh배터리는 300kg 이상이어서 쉽지 않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택시에 적용하면 하루 한 번 이상 교체를 해야 하는데 커넥터의 완결성에 우려가 생긴다"며 "이 경우 침수지역 등에서 심각한 문제가 예상되는 만큼 적용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니오는 배터리 스왑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니오는 배터리 스왑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손영욱 한국자동차연구원 대경본부장은 배터리 스와핑에 대한 시뮬레이션 진행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서울시 택시를 배터리 교체형으로 만드는 것을 검토했다"며 "배터리는 택시 수보다 3배 더 필요한데 누가 관리할 것이며, 한곳에 집중되면 분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려해야 했고 비용이 수십조원에 달해 사업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분야로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전기 트램이라던지, 농기계 등 침수 우려가 낮은 구조를 지닌 운송수단이라면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도 배터리 교체 방식을 반기지 않는다. 배터리에 대한 품질 검증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교체형이라면 규격화를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술 노하우가 유출될 수 있고 설계 자유도가 떨어진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다른 사용자가 사용하던 배터리를 내 차에 끼워야 하는데 완결한 상태라는 보증이 없다"며 "충격을 받았을 수도 있어서 화재 우려가 있고 나쁜 습관의 운전자가 사용했다면 성능 저하도 우려도 있어서 소비자가 이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결정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에 차가 몰리면 충전하는 시간보다 교체시간이 더 걸릴 수 있는 한계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